어른들은 오토바이, 아이들은 자전거
베트남이라는 국가를 떠올렸을 때 어떤 것이 생각나시나요? 쌀국수, 차, 전통의상인 아오자이 등 여러 가지가 있을테지만 그중에서도 오토바이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주요 교통수단으로 오토바이를 이용할 만큼 베트남 사람들의 삶 속에서 오토바이는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어른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한다면 면허증이 없는 아이들은 어떤 것을 타고 다닐까요? 모두 예상하셨겠지만 바로 '자전거'입니다. 베트남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학생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늘 그렇듯 모든 아이들이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소수 부족과 빈곤가정이 많은 푸토(Phu Tho) 주 컴께(Cam Khe) 지역의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는 것은 그저 작은 소원 중 하나일 뿐입니다.
푸토 주 껌케 지역 모습
푸토 주 껌케 지역 모습
땀을 뻘뻘 흘리며 등교하는 아이들
앞서 이야기한 베트남 푸토 주는 아름다운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롱꼭 녹차밭 언덕으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그렇지만 화려한 일출 풍경과는 달리 빈곤가정 아이들의 삶은 수수하기만 합니다. 또 이지역은 집집들이 모여있는 다른 산간지역과는 또 다르게 언덕이 많은 특성상 주택들이 매우 띄엄띄엄 떨어져 있습니다. 바로 옆집도 언덕을 돌아 꽤 걸어가야 합니다.
다시 돌아와서, 아이들의 하루는 아침 일찍 시작됩니다. 초등학생의 걸음으로 1시간을 걸어야 갈 수 있는 학교에 제시간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조금도 지체할 수 없습니다. 습하고 더운 날씨에 한참을 걷다 보면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숨은 가빠져옵니다. 이 거리를 어떤 아이는 하루에 6번(왕복 3번)이나 지나다니기도 합니다. 학교에서 점심 급식을 먹지 않는 아이들은 집에서 밥을 먹고 다시 학교로 오기 때문입니다. 생각만 해도 진이 빠질 것 같죠?
이렇듯 아이들은 학교에 오고 가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칩니다. 몸이 지치고 기운이 빠져 수업을 들을 때면 자꾸만 집중력이 흐트러져 좋은 성적을 얻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잘 다니는 모습은 기특하게도 느껴지지만 한창 친구들과 놀아야 할 시기에 서둘러 집으로 가기 바븐 아이들을 바라볼 때면 너무나 안쓰러운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