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즈스토리

작성자 Admin 시간 2019-10-15 15: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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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방문하는 우즈베키스탄 소아심장 수술 봉사팀의 행정 지원에 관한 일은 동일할 수 있지만, 신기하게도 매번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이번에는 사전에 우즈베키스탄 중앙보건부로부터 발급 받은 공항 협조 편지(의료 소모품에 관한)의 문구 가운데 '통관 협조'라는 단어 대신에 '면세 요청'이라는 단어가 삽입되어있다며 공항 세관 측에서 통관 불허라는 결과를 얻었다. 그 물품이 우리 팀의 손에 들어오기까지는 타슈켄트 도착 후 70시간 만이었다. 여기에는 우리 팀이 시급하게 사용되어야 하는 필수 의약품도 포함되어있어서 첫날과 둘째 날의 수술 예후에 필요했던 주사액이 없는 고로 애를 먹기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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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현지에서 5일간의 일정을 소화하면서, 28건의 초음파 검진과 6건의 수술을 진행했고, 작년과 다르게 주로 10kg 이하의 환우들을 수술했다. 아직 현지 병원에는 10kg 이하의 환우를 다룰만한 전문적인 수술 기구들이 갖추어져 있진 않았지만,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한국 의료진들께서 말씀하셨다. 물론 이번에도 타슈켄트에서 합류한 현지 의사 2명(소아심장의, 마취의)이 힘써 언어적인 소통과 기술 전수에 도움을 주었고, 마취과 분야의 혈액분석에 관한 교육 컨퍼런스를 통해 조금이나마 그들의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다.

수술 이후 회복실에서 온몸에 라인을 잡힌 아이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무겁기도 하지만, 그 과정 이후 새로운 건강한 삶의 환경이 아이에게 주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내 잔잔한 미소가 지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보건 의료 사업을 하다 보면 현지 의료진과 병원에서는 자신들의 수술 실적을 과장해서 우리들에게 종종 자랑을 하곤 한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건, mortality risk analysis(사망률 위험 분석)에 관한 지속적인 관찰과 논의이다. 아무리 쉬운 수술의 케이스라도 환자에게 동일하게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없으며, 환자의 상태가 모두 다르기에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한국 의료진의 말씀이 큰 공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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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 동안 우르겐치 심장 병원은 많은 성장을 해왔다. 일반 심장 병동에서 분리하여 소아심장 병동을 구축하고, 소아심장 의료진을 갖추고, 그들의 검진 및 환자 수술 능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다양한 노력을 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우리들의 노력이 환자 1명을 더 살리는 일에 기여했다면 그보다 더 나은 성과는 없을 것이다. 때로는 현저하게 뒤떨어진 우르겐치 의료진들의 역량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답답하기도 하다. 하지만 매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들을 찾아보고, 현지 의료진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까지 함께 생각해보고 ,고민하는 것. 또 환자에게 적절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도록 도울 수 있는 아이디어를 주는 것이 우리들의 사명이지 않을까 싶다.​

"글, 사진/더 라이트 핸즈 상임대표 손정배"